PM이 문서 쓰고, 회의 조율하고, 데이터 취합하는 데 시간의 90%를 쓰던 시대가 있었다. AI가 이 구조를 뒤집고 있다. 변화의 방향과 실전 적용 방법을 정리한다.

PM의 시간은 어디로 가는가

전통적 PM의 시간 배분을 보면 문제가 선명하다.

기존 PM 비중 AI 네이티브 PM 비중
문서 작성 40% 문제 정의 & 검증 설계 50%
회의 & 조율 30% 전략적 의사결정 25%
데이터 취합 20% 실행 오케스트레이션 20%
전략 사고 10% AI 워크플로우 관리 5%

(AI_PM 가이드에서 인용)

전략 사고에 10%밖에 쓰지 못하던 PM이,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75%를 문제 정의와 의사결정에 투입할 수 있다. 단순히 "빨라진다"가 아니라 일의 구조 자체가 바뀐다.

실전에서 작동하는 세 가지 패턴

1. AI 토론 파트너 — PRD의 맹점을 잡아낸다

HT Hwang은 두 명의 AI PM 조수를 만들어 실전에 적용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Step 1. 낙관적 PM과 비판적 PM 에이전트를 만든다.
Step 2. 20라운드 토론을 시키고 과정 전체를 읽는다.
Step 3. 비판적 에이전트를 설득할 수 있는 개선된 PRD를 요청한다.

핵심은 결론보다 토론 과정이다. 내가 놓친 관점, 서비스의 내러티브 허점이 토론 속에서 드러난다. 사람에게 레드팀을 맡기면 관계와 속도의 문제가 생기지만, AI는 3분 만에 20라운드를 돌릴 수 있다.

2. 워크플로우 자동화 — 반복을 없앤다

AI_PM 가이드가 제안하는 프레임워크는 PM의 업무를 세 층으로 나눈다.

  • 자동화 (Automate): 상태 보고서, 일일 브리핑, 경쟁사 모니터링. 슬래시 커맨드 하나로 끝낸다.
  • 증강 (Augment): PRD 작성, 유저 리서치 분석, A/B 테스트 해석. AI가 초안을 만들고, PM이 판단한다.
  • 직접 판단 (Decide): 우선순위 결정, Go/No-Go, 전략 방향. 여기는 PM만이 할 수 있다.

문서 작성의 40%가 자동화 영역으로 내려가면, PM은 비로소 "왜 이걸 만드는가"에 집중할 수 있다.

3. 바이브 코딩 — PM이 직접 만든다

Claude Code 같은 AI 에이전트 덕분에 PM이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시대가 열렸다. 의도를 자연어로 기술하면 AI가 구현하고, PM이 리뷰하는 루프다. 엔지니어에게 요청서를 쓰고 2주를 기다리는 대신, 하루 만에 작동하는 데모를 들고 이해관계자 앞에 설 수 있다.

"AI가 일을 줄여준다"는 착각

여기서 한 가지 경고가 필요하다. 이경훈은 UC 버클리 연구를 인용하며 AI의 역설을 지적했다.

AI는 속도가 아니라 범위를 바꾼다. PM이 코드를 짜기 시작하고, 디자이너가 데이터 분석을 하고, 리서처가 엔지니어링 업무를 맡는다. 할 수 있으니까 하게 되는 것이다.

200명 규모 테크 기업에서 8개월간 관찰한 결과, AI 도구는 업무를 줄이지 않았다. 일관되게 업무를 강화했다. 모든 사람이 더 빠르게 일하면 그 속도가 새로운 기준선이 된다. 기대치의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순환은 개인의 의지로 멈추기 어렵다.

가치 측정의 전환

HT Hwang은 이 변화의 본질을 다른 글에서 이렇게 짚었다.

AI가 대체하는 것은 특정 직업이 아니라, MM(노동의 양)으로 가치를 산정해왔던 방식이다.

PM의 가치도 "얼마나 많은 문서를 썼는가"에서 "얼마나 정확한 문제를 정의했는가"로 이동한다. 보고서 100페이지보다 한 줄의 정확한 가설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한다.

PM이 지금 해야 할 것

  1. 판단의 영역을 지켜라 — AI에게 맡길 것과 직접 판단할 것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끌려다니면 얇게 퍼진다.

  2. 도구를 익히되 도구에 갇히지 마라 — Claude Code든, GPT든, 도구는 수단이다. PM의 본질은 "왜 이걸 만드는가"에 답하는 것이다.

  3. AI 토론 파트너를 만들어라 — PRD를 혼자 쓰지 마라. 낙관과 비판 사이의 긴장에서 더 나은 제품이 나온다.

  4. 범위가 아니라 깊이로 승부하라 — AI가 넓혀준 범위를 다 채우려 하지 말고, 무엇에 집중할지 정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AI 시대의 PM은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지 아는 사람"이다.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선택의 질이 차이를 만든다.